진명중의상식

어린이와 한약

진명병원 2006. 3. 24. 18:20

어린이와 한약

새 학기가 되면 자녀들이 어느 때 보다 힘들어합니다. 늦게 일어나 아침을 거르고 등교 하기가 일쑤이며, 생소한 중국 학교생활이 적응이 되지 않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부모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고 합니다. 아이들이 입맛이 없어 밥을 잘 먹지 않거나 허약하다는 생각이 들 때는 '보약이라도 먹여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자녀에게 한약을 먹이면 좋습니다.
돌 전에 먹인 한약으로 특히 증상이 쉽게 호전되는 경우는, 자주 소화불량에 걸리거나 잘 보챈다거나 잠을 잘 못 자서 체중이 잘 늘지 않고 다른 아이에 비해 신체성장이 더딘 아이, 감기에 잘 걸리고 잔병치레도 많은 허약체질의 아이, 잘 못 먹는 아이, 설사를 만성적으로 하는 아이, 먹고 나서 잘 토하는 아이, 너무 잘 먹는 아이, 잘 놀라고 경기하는 아이,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아이가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조금 큰 아이의 경우는 천식, 야뇨증, 식은땀 흘릴 때 설사를 자주하고 땀을 많이 흘릴 때 치료를 목적으로 먹이면 효과가 있습니다.
, 한약은 체질적인 특성을 고려해야 하므로 의사의 처방 없이 지은 보약을 함부로 먹여서는 안 됩니다.
물론 건강한 아이에게 보약을 먹이면 더욱 건강해지고 실해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잘 먹고 신체발달도 정상인 아이라면 해마다 굳이 챙겨 먹일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0∼3
세까지의 아이는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중요 합니다. 밥 잘 먹고 대소변 잘 보고 잠 잘 자고 잘 뛰어 놀면 특별히 보약이 필요 없습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약을 먹는 것보다는 균형 잡힌 영양섭취와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한약 복용은 아이를 골고루 잘 먹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최고의 약을 음식으로 봅니다. 일상적으로 먹는 밥이나 반찬도 일종의 약이 된다는 것인데 이런 음식들 가운데 치료작용이 비교적 강한 것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한약재로 쓰이기도 합니다.
유명한 한의학 책인 동의보감에도 '음식으로 병을 고친다'는 말이 있는데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약제에 평소 친숙한 '식품'들이 포함되는 것만 봐도 평소에 잘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보약도 이런 기준에서 처방되는 약으로, 음식을 골고루 먹게 하여 음식물 만으로도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어른들이 먹는 보약은 뼈를 보하면서 약한 기관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데 반해, 아이들의 보약은 뼈를 튼튼하게 하고 성장을 돕습니다.
자녀 한약을 먹일 수 있는 시기
유아기는 오장육부가 완성되어 가고 평생 살아갈 기초체력의 기본 틀을 마련 하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이때 먹는 보약의 효과는 어른이 되어 먹는 것보다 훨씬 크고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영양결핍, 질병, 스트레스, 수면부족, 운동부족 등이 생기면 평생 건강에 지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약을 처음 먹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생후 6개월 전후로 봅니다. 허약하고 질병이 있다면 진단을 받아 더 이른 연령에도 먹일 수 있지만 대개의 아이들이 이 시기를 전후해서 모체로부터 받은 면역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때 먹이는 것이 좋다고 보는 것입니다.
, 아기들은 어른과 달리 모든 것이 미숙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무난하게 한약을 지었다고 해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처음으로 한약을 먹일 때는 반드시 아이와 함께 한의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녀에게 올바른 한약 복용법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너무 많이 먹이거나 무리하게 먹일 경우 탈이 날 수 있으므로 나이에 맞게 적정량을 먹여야 합니다.
특히 녹용이 많이 들어있는 약은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일 경우 부작용이 생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복용량은 만 3~4세 아이를 기준으로 하루에 한첩(성인의 1/2) 정도 이고 식전, 식후에 상관없이 3회에 나눠 먹입니다. 만약 아이가 잘 못 먹는다면 먹이는 횟수를 더 늘려도 상관없습니다.
하루에 먹는 적정량은 성인 1회 복용량 기준으로 생후 6개월 미만은 1/5, 1세 미만은 1/4, 1~7세는 1/2 정도면 적당합니다.
약은 무조건 뜨겁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약의 종류, 약 먹는 시간에 따라 약의 온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약의 온도는 따스하다고 느낄 정도가 적당한데 식사 전에 먹을 때는 약간 온도가 높아야 하고 식사 후에 먹을 때는 약간 낮은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만약 열에 의한 증상에 복용하는 약이라면 평소보다 약간 뜨겁게 마십니다.
한약을 먹일 때는 아이가 먹던 숟가락에 떠서 주면 의외로 잘 받아 먹습니다.
분유를 먹는 어린아이라면 분유에 타서 주는 방법도 괜찮습니다. 이때는 아이가 하루에 먹을 분량의 한약을 분유 먹는 횟수로 나눠 그 양만큼씩 타면 됩니다.
아이가 숟가락으로 잘 받아먹지 않는다면 빨대를 꽂아주거나 젖병에 담아 주고 다 먹은 뒤에는 약간의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어도 괜찮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약이 쓴 약이라는 느낌을 아이에게 주어서는 안됩니다. 한약을 줄 때는 맛있다는 표정을 짓고, 짙은 색깔이 쓴맛을 연상시킬 수 있으므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립니다.
한약 복용을 지나치게 강요하면 자칫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에 빠질 수 있으므로 아이가 심하게 거부한다면 일단 먹이는 것을 중단하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봅니다.